갱년기 엄마와 초등생 아들, 조금 늦게 만나 더 깊어진 우리의 계절

안녕하세요, 수기의 지혜로운 생활입니다. 🌿

어릴 적 제 기억 속의 부모님은 40대만 되어도 마냥 ‘엄청 큰 어른’, 혹은 ‘나이 많은 아줌마, 아저씨’처럼 보였습니다. 가끔 부모님이 동창회에 가시거나 친구분들과 모여 노시는 모습을 볼 때면 ‘나이도 많으신데 왜 저렇게 노는 걸 좋아하실까?’ 하며 철없는 의아함을 품기도 했었죠. 그런데 참 신기합니다. 제가 막상 그 나이가 되어보니, 거울 속 주름은 늘었을지언정 제 마음은 여전히 그때 그 시절의 청춘과 다름없으니 말입니다.

## 1. 40대 불혹? 여전히 흔들렸던 날들, 그리고 50대를 바라보며

예부터 선조들은 40세를 일컬어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뜻의 ‘불혹(不惑)’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살아보니 40대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변의 시선에, 세상의 기준에 참 많이도 흔들리는 나이였습니다.

남들은 어떤 아파트에 사는지, 어떤 좋은 직장에 다니는지, 얼마나 값비싼 옷을 입고 다니는지 끊임없이 비교하며 마음이 요동치곤 했죠. 그렇게 흔들리던 40대를 지나 어느덧 오십을 코앞에 두고 나니, 이제야 비로소 ‘불혹’이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에 아주 조금씩 가까워짐을 느낍니다.

남들의 화려한 삶과 나를 비교하기보다, 지금 내가 가진 소박한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는 단단한 마음의 근육이 비로소 채워진 것입니다.

40대를 지나 50대를 바라보며 거울 앞에서 미소 짓는 49세 여성의 모습. 삶의 비교보다 감사의 마음을 배우게 된 중년의 평온함이 느껴지는 따뜻한 감성 이미지.

## 2. 서른아홉에 만난 기적, 갱년기에 시작된 초등 학습지 육아

저는 39살이라는 조금 늦은 나이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들을 품에 안았습니다. 보통 주변을 보면 엄마가 갱년기를 겪을 때 자녀는 사춘기를 맞이해 온 집안이 전쟁터가 된다고들 하죠. 하지만 늦둥이 엄마인 제 일상은 조금 다르게 흘러갑니다.

몸에는 거센 갱년기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데, 제 곁에는 아직 엄마의 손길이 절실한 귀여운 초등학생 아이가 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온몸의 기운이 툭 하고 빠져나갑니다. 갱년기 특유의 피로감이 밀려올 때면 자리에 눕고만 싶지만, 아이의 공부 시간을 챙기기 위해 매일 저녁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웁니다.

식탁에 나란히 앉아 초등학교 수학 문제를 같이 풀고, 학교 공부를 챙기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억지로 몸을 움직여 가느라 몸은 비록 고되고 힘들지만, 저는 이 고단함 속에서 매일 밤 형언할 수 없는 깊은 감사함을 느낍니다.

40대를 지나 50대를 바라보며 거울 앞에서 미소 짓는 49세 여성의 모습. 삶의 비교보다 감사의 마음을 배우게 된 중년의 평온함이 느껴지는 따뜻한 감성 이미지.

## 3. 젊은 날의 나였다면 몰랐을, ‘나이 듦’이 준 지혜로운 육아

사실 저는 성격이 꽤 예민한 편입니다. 만약 제가 서른을 겨우 넘긴 젊고 미숙한 나이에 아이를 낳았더라면 어땠을까 종종 상상해봅니다. 아마 내 마음대로 자라주지 않는 아이에게 수없이 짜증을 내고, 내가 정해놓은 정답대로만 따라오라며 아이를 숨 막히게 쥐고 흔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내 감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아이 마음에 상처를 많이 주었겠지요.

갱년기라는 신체적 변화 때문에 몸은 참 무겁고 힘들지만, 이 나이가 되었기에 가질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 있어 참 좋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살아본 덕에, 내 예민함을 다스릴 줄 아는 나이가 되었기에, 늦게 찾아온 우리 아이를 비로소 있는 그대로 귀하게 바라보고 품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40대를 지나 50대를 바라보며 거울 앞에서 미소 짓는 49세 여성의 모습. 삶의 비교보다 감사의 마음을 배우게 된 중년의 평온함이 느껴지는 따뜻한 감성 이미지.

## 4. 아이는 나를 다시 뛰게 만드는 최고의 원동력

늦게 우리 부부에게 찾아와 준 아이는, 제가 이 힘든 갱년기를 조금 더 열심히, 그리고 건강하게 이겨내도록 만드는 가장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아이와 함께 수학 문제를 풀고 내일 갈 학교 준비물을 챙기기 위해서라도, 저는 오늘 지쳐 쓰러질 수 없습니다. 하루라도 더 건강하게 아이 곁을 지켜주고 싶어서 야채 스무디를 마시고 필라테스를 하며 매일의 에너지를 억지로라도 끌어올립니다.

늦깎이 육아로 온몸이 마디마디 쑤시는 갱년기를 지나고 계신 모든 엄마 마라토너분들, 우리 서둘러 슬퍼하지 말아요. 우리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예쁜 꽃을 피운 만큼, 훨씬 더 단단하고 지혜로운 향기를 아이에게 물려주고 있는 중이니까요.

운동복 차림의 49세 엄마가 야채 스무디와 요가 매트를 들고,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밝게 걷는 모습. 아이를 위해 건강하게 살아가려는 엄마의 다짐과 희망을 표현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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