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번아웃으로 멈춰버린 뇌, 40대 엄마가 ‘로블록스 게임’으로 일상을 회복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수기입니다. 🌿

지난 41탄 글에서 제가 7년 동안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했던 가구제조회사를 심각한 번아웃과 불면증으로 그만두게 된 이야기를 들려드렸었죠. 오늘은 퇴사 이후, 제 의지와 무관하게 완전히 고장 나 버렸던 제 뇌와 몸이 어떻게 다시 기적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그 뒤에 숨겨진 조금은 특별하고 놀라운 회복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1. 재택근무를 하던 컴퓨터 모니터 앞에 서는 것조차 무서웠던 날들

심각한 번아웃과 재택근무 트라우마로 인해 불이 꺼진 차가운 컴퓨터 모니터와 책상 앞에 서서 접근하기를 두려워하고 망설이는 40대 후반 여성의 심리적 고립감을 표현한 이미지.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단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달린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오롯이 쉬기만 하면 금방 예전의 활력을 되찾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집에서 매일 치열하게 일했던 그 ‘컴퓨터 책상’이었습니다. 번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책도 하고, 이성적으로 “이제 훌훌 털고 일어나서 생산적인 일을 해야지” 하며 수없이 노력하고 채찍질해도 제 뇌는 하얗게 멈춘 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컴퓨터 앞에 가려고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막혀와 모니터를 켜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온전한 무기력과 사회적 고립감 속에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 2. 올해 겨울방학, 10살 아들이 건넨 뜻밖의 처방전: 로블록스 ‘타디시’

무기력증을 극복하기 위해 10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컴퓨터 책상에 나란히 앉아 로블록스 전략 게임 '타워 디펜스 시뮬레이터(타디시)'를 즐기며 교감하고 몰입하는 다정한 엄마와 아들의 모습.

그러던 올해 겨울방학, 제 깊은 무기력을 깨뜨리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바로 초등학생 아들이 슬며시 다가와 저에게 소개해 준 로블록스의 ‘타디시(Tower Defense Simulator, TDS)’라는 게임이었습니다.

제 아들은 엄마가 자기가 게임을 하는 것을 관전해주거나, 게임을 같이 해주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죠. 이전에는 마지 못해서 억지로 같이 게임을 하곤 했어요. 아들이 “엄마가 게임을 잘 하는 것이 내 소원이야!” 해서 ‘ 산 사람 소원 들어주자!’ 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타디시는 단순히 빠르고 자극적인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 어디에 어떤 타워(캐릭터)를 배치하고 자금을 어떻게 조율해야 밀려오는 적들을 막아낼 수 있는지 머리를 써야 하는 정교한 전략 게임이었습니다. 억지로 일어서려고 할 때는 꿈쩍도 않던 제 뇌 세포들이, 아들과 함께 게임 속 승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몰입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아주 기분 좋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 3. 게임을 통해 되찾은 디지털 자아, 다시 켜진 컴퓨터 모니터

번아웃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컴퓨터 앞에 당당히 앉아 블로그 글을 쓰고 유튜브 숏츠 영상을 제작하며 완벽한 '디지털 자아'를 되찾은 4050 여성 크리에이터의 행복한 디지털 아지트 공간 공간 이미지.

그렇게 게임에 몰입하며 한 달, 두 달 시간을 보내다 보니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컴퓨터 근처에 가기도 두려워했던 제가,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아들이랑 어떤 전략으로 스테이지를 깨볼까?” 설레하며 자연스럽게 컴퓨터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켜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은 무기력에 찌들어 있던 저에게 ‘즉각적인 성취감’과 ‘즐거운 몰입’을 선물해 주었고, 그렇게 몇 달 동안 게임을 즐기며 뇌의 코어 근육이 회복되자 거짓말처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에너지가 차올랐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그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뿐만 아니라 이렇게 블로그에 진솔한 제 기록을 남기고, 유튜브 쇼츠 영상까지 재미있게 제작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의 트라우마로 가득했던 컴퓨터 책상이, 이제는 온전히 저를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행복한 ‘디지털 아지트’로 완벽하게 탈바꿈한 것입니다.

## 마무리 : 둥지를 채우는 나만의 회복 루틴

만약 그때 아들이 건넨 게임을 “나이 든 아줌마가 무슨 게임이야” 하고 무시했더라면, 저는 여전히 무기력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갱년기와 번아웃이 겹쳐 거칠게 흔들리던 제 인생의 비행기가, 로블록스 타디시라는 뜻밖의 활주로를 만나 아주 유연하고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인생의 번아웃은 열심히 살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에너지를 남김없이 쏟아부었기 때문에 찾아오는 훈장 같은 지침입니다. 혹시 지금 깊은 공허함과 무기력으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든 언니들이 계신다면, 정답 같은 노력 대신 나를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사소한 즐거움(그것이 아이들의 게임이든, 무엇이든 간에)을 삶에 넌지시 허락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오늘도 아들과 나란히 앉아 마우스를 클릭하며 일상의 소중한 에너지를 채워갑니다. 언니들만의 번아웃 극복 비밀 무기가 있다면 댓글로 마음껏 들려주세요. 함께 이야기 나누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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