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가 많아졌다가 거의 사라졌다|나는 지금 폐경으로 가고 있는 걸까?

안녕하세요, 수기입니다. 🌿

돌이켜보면 제 몸은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저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폐경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생리양이 갑자기 많아졌을 때는 “왜 갑자기 생리가 이렇게 많아졌지?” 생리가 몇 달씩 나오지 않을 때는 “혹시 벌써 폐경인가?” 그러다 다시 생리가 시작되면 “아직 폐경은 아닌가 보다.” 그렇게 그때그때 나타나는 현상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제 생리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차례대로 놓고 보니 한 가지 사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폐경은 어느 날 갑자기 생리가 뚝 끊기면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몸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아주 천천히 폐경을 향해 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 시작은 오히려 ‘생리가 너무 많아진 것’이었습니다

약 3년 전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생리를 시작했는데 양이 정말 많았습니다. 대형 생리대를 하고 있었는데도 감당이 되지 않아 피가 새어 바지까지 젖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일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정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출혈이었지만 당시에는 폐경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생리가 점점 줄다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폐경 이행기에는 생리가 반드시 조금씩 줄어들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난소 기능과 배란이 불규칙해지면서 생리주기가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고, 어떤 때에는 출혈량이 적다가 다른 때에는 이전보다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즉 ‘많아졌다가, 건너뛰었다가, 다시 나오고, 점점 줄어드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중년 여성의 심한 생리 출혈을 무조건 갱년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생리대를 매우 자주 교체해야 하거나 옷이나 침구까지 젖을 정도의 출혈이 반복된다면 과다월경 여부와 근종 등 다른 원인이 없는지 산부인과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 역시 그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제 몸을 살펴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갱년기 폐경 이행기에 생리량이 많아졌다가 점차 줄어드는 변화를 경험하는 40대 후반 여성갱년기 폐경 이행기 동안 과다출혈, 3개월 무월경, 생리 재개, 소량 출혈로 변화한 생리 주기

2. 그러더니 어느 해에는 생리가 석 달 동안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리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지난해 5월경부터 약 3개월 동안 생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처음 한 달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두 달, 세 달 가까이 되면서 ‘나, 이제 폐경이 시작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폐경은 단순히 생리가 몇 달 나오지 않았다고 바로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자연 폐경은 다른 원인 없이 12개월 연속 월경이 없었을 때 확인합니다. 그 이전에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몇 달씩 생리를 건너뛰기도 하는 시기가 바로 ‘폐경 이행기(perimenopause)’입니다.

저는 이후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호르몬치료를 시작했고 다시 출혈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리가 있느냐 없느냐’ 하나만으로 지금 내 몸이 정확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 다시 시작된 생리는 예전의 생리와 달랐습니다

폐경 이행기에 에스트로겐이 불규칙하게 변동하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마지막 월경으로 이어지는 과정

다시 출혈이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은 조금씩 줄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부터 8월 초까지는 더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예전처럼 생리대를 사용할 정도의 생리라고 부르기 어려웠습니다. 팬티라이너에 살짝 묻거나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뒤 휴지에 아주 조금 묻어나는 정도였습니다.

‘이것도 생리라고 해야 하나?’

저 스스로도 헷갈렸습니다.

폐경 이행기에는 생리 주기뿐 아니라 출혈량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난소의 기능과 호르몬 분비가 변화하면서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결국 마지막 월경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 몸에서는 몇 년에 걸쳐 꽤 큰 변화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생리 → 몇 달간 무월경 → 다시 출혈 → 점점 줄어드는 출혈

몸은 어느 날 갑자기 스위치를 끄듯 폐경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꽤 오랜 시간 변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4. 그런데 이번에는 ‘피’보다 통증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8월 중순부터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아랫배에서 아주 약하게 생리통 같은 느낌이 한 번씩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심하지 않아 ‘생리를 하려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었고, 2주 정도 지나자 어느 날은 정말 생리를 할 때처럼 아랫배가 아팠습니다. 결국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

초음파를 보면서 자궁내막과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자궁근종 상태를 다시 확인했고, 난소에서는 배란 과정과 관련해 생길 수 있는 물혹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갱년기에는 자궁내막 두께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진료실을 나오면서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생리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데 자궁내막은 왜 두꺼워질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

‘폐경으로 가는 중인데도 아직 난소에서는 이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걸까?’

제가 생각했던 폐경과 실제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폐경은 꽤 달랐습니다.

5. 폐경은 ‘생리가 끝나는 날’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바꾼 생각이 바로 이것입니다.

예전에는 ‘생리를 하다가 → 어느 날 생리가 끊기고 → 폐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상당히 긴 변화의 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폐경 이행기에는 난소 기능과 호르몬 변화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월경주기 역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생리량이 많아지거나 적어질 수도 있고, 몇 달 건너뛰었다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과정이 몇 년에 걸쳐 나타났습니다.

3년 전에는 바지가 젖을 정도로 많았던 생리. 지난해에는 약 3개월 동안 사라졌던 생리. 다시 시작되었지만 점점 줄어든 출혈. 그리고 이제는 생리인지 소량 출혈인지 헷갈릴 정도의 변화.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 나는 어느 날 갑자기 폐경을 맞는 것이 아니라 지금 폐경으로 가는 긴 과정 안에 있구나.’

6. 그렇다고 모든 출혈을 ‘갱년기니까’ 하고 넘기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갱년기 여성에게 산부인과 확인이 필요한 갑자기 많은 출혈, 오래 지속되는 출혈, 폐경 후 출혈

폐경 이행기에 생리 변화가 흔하다고 해서 모든 출혈과 통증을 갱년기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 이번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와 비교해 매우 많은 출혈이 생기거나, 출혈이 오래 지속되거나, 생리 사이에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자연 폐경이 확인된 이후 다시 질 출혈이 나타난다면 소량이라도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저 역시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고 호르몬치료도 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단순히 ‘갱년기니까 그렇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제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기록하면서 정기적으로 확인하려고 합니다.

7. 내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3년 전 바지가 젖을 만큼 많았던 생리, 지난해 갑자기 찾아온 석 달의 무월경, 다시 시작되었지만 점점 줄어든 생리, 그리고 올해는 팬티라이너에 살짝 묻을 정도가 된 출혈과 갑자기 찾아온 생리통 같은 복통.

그때그때는 서로 다른 사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하나의 시간선 위에 놓고 바라보니 내 몸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던 신호들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폐경을 단순히 ‘여성의 생리가 끝나는 것’으로만 바라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나와 함께했던 호르몬과 난소, 자궁의 리듬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새로운 몸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번 산부인과 초음파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알아보려고 합니다.

생리가 거의 없어지고 있는데 자궁내막은 왜 두꺼워질 수 있을까요? 자궁근종과 난소 물혹은 폐경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제가 직접 겪은 이번 진료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 안내 문구: 본 글은 폐경 이행기에 직접 경험한 월경 변화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함께 정리한 개인 경험 글입니다. 폐경 이행기에는 월경 주기와 출혈량이 변할 수 있지만 과다출혈, 지속적인 골반통, 평소와 다른 출혈 등은 다른 원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 폐경 후 다시 출혈이 나타난 경우에도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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